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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분율과 수화율, 뭐가 다를까?

오후내내 2025. 4. 17.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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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분율과 수화율, 같은 듯 다른 개념

촉촉한 빵을 만드는 진짜 기준은 무엇일까?

 

홈베이킹을 하다 보면 ‘수분율이 높을수록 빵이 촉촉하다’, ‘수화율이 높은 밀가루가 좋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그런데 이 두 용어, 수분율과 수화율은 똑같은 걸까? 많은 사람들이 헷갈리는 이 두 개념을 정리해본다.

 

수분율(Hydration): 레시피에서의 물의 비율

수분율은 레시피 상 밀가루에 비해 얼마나 많은 물이 들어갔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다.

 

예를 들어, 밀가루 100g에 물 75g을 넣었다면 수분율은 75%.

수분율은 반죽의 질감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일반적으로 수분율이 높을수록 반죽은 더 느슨하고, 촉촉한 빵이 만들어진다.

하지만 여기에는 전제가 하나 있다.

 

수화율(Water Absorption): 밀가루가 흡수할 수 있는 한계

수화율은 밀가루 자체가 흡수할 수 있는 물의 최대치, 또는 안정적인 반죽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물의 양을 말한다.

이는 밀가루의 단백질 함량, 회분, 입자 크기 등에 따라 달라진다. 제분소나 실험실에서는 펠렌백테스트(Farinograph) 같은 장비로 측정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어떤 T65 밀가루의 수화율이 68%라면, 그 밀가루는 68%까지는 안정적으로 물을 머금을 수 있지만, 그 이상 물을 넣으면 반죽이 질척거리거나 형태를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수분율을 무작정 올리면 안 되는 이유

고수분빵 = 촉촉함이라는 공식은 맞지만, 그 빵이 안정적으로 발효되고 구워지려면 밀가루가 그 물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 밀가루 A는 수화율이 65% → 수분율 80% 반죽은 퍼지고 끈적임이 심하다
  • 밀가루 B는 수화율이 80% → 수분율 80% 반죽도 안정적이다

이처럼 같은 수분율이어도 밀가루에 따라 완성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수분율만 보고 반죽을 설계하면 안 된다.

 

수화율은 '밀가루의 성능', 수분율은 '레시피의 선택'

항목 수분율 수화율

  수분율 수화율
기준 레시피 상 물의 양 밀가루가 흡수할 수 있는 물의 양
관점 사용자의 선택 밀가루의 특성
용도 반죽 설계 밀가루 비교, 수분조절
영향 반죽의 질감, 수분감 반죽 안정성, 작업성

 

실전 팁: 밀가루마다 수화율이 다르다

직접 테스트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새 밀가루를 사용할 땐, 처음엔 수분율을 65~70% 정도로 맞추고, 조금씩 물을 늘려가며 반죽의 탄력과 점도를 체크해보자.

몇 번 반복하면 "이 밀가루는 이 정도가 적당하겠구나" 하는 감이 생긴다.

 

촉촉하고 쫄깃한 사워도우, 고수분 치아바타를 만들고 싶다면 수분율을 높이는 것도 방법이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내 밀가루가 어떤 수화율을 가지고 있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작은 이해가, 나만의 완벽한 반죽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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