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빵의 주재료가 되는 밀가루. 전 세계 많은 나라에서 빵을 주식으로 하기 때문에 경제와 정치적인 문제로 인해 밀가루 공급에 대한 이슈가 생기기도 한다. 서양 문화권에서 가장 주요한 식량 중의 하나인 밀가루는 거의 모든 빵의 기본 재료가 된다.
밀가루 전에 밀에 대해 먼저 알아보자. 밀은 바깥쪽부터 안쪽으로 크게 껍질, 배아 그리고 내배유의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 밀의 14%를 차지하는 껍질에는 비타민과 섬유소, 회분 등이 포함되어 있다. 씨눈을 의미하는 배아는 밀 전체의 2~3%를 차지하고 소량의 지방을 포함하고 있어 밀가루의 저장성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제분하는 과정에서 분리한다. 가장 안쪽을 차지하는 내배유는 밀 전체의 83%를 담당한다. 이 부분이 바로 밀가루가 되는 부분이고 전체 단백질의 약 75%의 비중을 가진다. 결국 밀가루는 밀의 껍질, 배아 부분을 분리한 뒤 내배유의 전분을 고운 가루로 제분한 것을 말한다.
밀가루는 전분 70~76%, 단백질 6~15%, 지방은 1~2% 이하 그리고 수분 10~14%로 이루어졌다. 단백질의 양에 따라 경질밀과 연질밀로 분류된다. 경질밀은 단백질 함량이 높은 강력분에 해당하며 제빵용 밀가루로 적합하다. 그에 비해 연질밀은 단백질 함량이 낮아서 박력분과 같은 제과용 밀가루로 쓰인다. 또 밀가루는 원산지나 품종에 따라서 단백질의 양과 질이 차이가 있으며 같은 품종일지라도 날씨, 토양의 질, 비료 등에 따라 단백질의 양과 질에 차이가 생긴다.
밀가루는 전분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빵이나 과자, 면 등을 구성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밀가루의 단백질의 양이다. 빵 같은 경우에는 밀가루 속 단백질 함유량과 질의 차이로 맛과 모양에 차이가 생긴다. 이 밀가루 단백질 중 불용성인 글리아딘과 글루테닌은 물과 만나면 글루텐을 형성한다. 글리아딘은 물에 녹지 않고 70%는 알코올에 녹는다. 밀가루에 36%가 포함되어 있고 반죽의 신장성에 영향을 준다. 글루테닌은 불용성이고 밀가루 속에 20%를 차지하고 있으며 반죽의 탄력성에 영향을 준다. 그렇게 만들어진 글루텐은 점성과 탄력성이 풍부하며 발효하는 과정에서 탄산가스를 보유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 빵에 부피감을 준다. 글루텐은 반죽 속에서 그물코 형태로 서로 얽혀있는 구조로 점성과 탄력이 있다. 반죽할수록 글루텐이 많이 형성되면서 그물망 구조가 촘촘해지고 점성과 탄력도 강해진다. 촘촘하게 만들어진 그물망에는 발효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산가스를 계속 가두어두는 역할을 한다. 발효 시간이 지날수록 탄산가스의 양은 늘어나고 글루텐 막이 안쪽부터 확장되면서 반죽이 부풀게 되는 것이다. 튼튼하게 만들어진 그물망은 반죽이 무너지지 않도록 지지해주고 오븐 속에서 굽는 과정에서도 역시 모양을 유지하도록 튼튼한 지지대가 된다. 전분은 빵이 구워지는 과정에서 수분을 흡수하면서 부드러워지고 온도가 높아지며 수분이 증발하면서 굳어진다. 전분은 글루텐이 만든 촘촘한 지지대를 굳히고 튼튼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밀가루는 강력분, 중력분, 박력분 세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다. 밀가루에는 전분, 단백질, 미네랄(회분), 수분 등이 포함되어 있지만 빵과 면 등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을 기분으로 분류하도록 되어있다. 단백질 함량이 가장 높은 것은 강력분이며 단백질 함량이 가장 낮고 점성이 적은 것은 박력분이다. 강력분은 단백질이 많기 때문에 자연히 글루텐이 많이 생기고 동시에 점성과 탄력도 생긴다. 박력분처럼 단백질 양이 적은 밀일수록 글루텐이 생기는 양도 적어지고 반죽의 점성과 탄력도 적어진다. 단백질이 밀가루의 품질 지표라면 회분은 등급 기준이 되는데 빵의 본고장인 프랑스에서는 밀가루에 포함된 회분에 따라 밀가루를 분류한다. 밀가루에 포함된 회분이란 오븐에서 태우고 남은 재를 뜻한다. 밀기울의 양이 많을수록 회분은 많이 남게 되고 많이 정제되어 밀기울의 양이 적을수록 회분도 적게 남게 된다. 따라서 정제되는 정도에 따라 밀가루의 회분량은 달라진다.
빵을 만드는데 가장 좋은 것은 역시 강력분이다. 빵을 부풀리는 데 가장 필요한 요소가 글루텐이기 때문이다. 박력분보다 단백질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튼튼한 글루텐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빵을 만드는 데 적합한 것이 강력분이다. 하지만 빵의 종류에 따라서 중력분 또는 박력분을 함께 섞어서 사용하기도 한다. 박력분은 단백질을 가장 적게 가지고 있지만 과자나 요리 등에 폭넓게 쓰이며 중력분 또한 과자 또는 면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이 외에도 밀기울을 완벽히 제거하지 않은 상태로 만드는 통밀가루나 독일이나 북유럽에서 전통적으로 빵에 사용하는 호밀 가루도 있다. 통밀가루는 일반 백밀가루보다 섬유, 회분(무기질), 비타민류가 많이 포함하고 있어 영양학적으로 우수하나 동시에 그 성분들이 글루텐을 형성하는 데 방해하는 요인이 되기 때문에 많이 들어갈수록 빵이 크게 부풀지 않을 수 있다. 호밀 가루는 밀가루와 다르게 글루텐을 형성해주는 단백질을 거의 가지고 있지 않아서 반죽을 오래 해도 글루텐이 생기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 때문에 호밀 가루가 많이 들어가는 반죽일수록 이스트와 함께 발효시켜도 가스를 가둬둘 구조가 약해서 빵이 부풀지 않고 작고 묵직하게 구워진다. 이런 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일반 백밀가루와 혼합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밀가루를 신선하게 보관하기 위해서는 밀봉해 24~27도 사이의 서늘하고 습도가 낮으면서 공기가 잘 통하는 곳이 적합하다. 온도가 높은 곳에서는 밀가루 속에 포함된 효소가 활동을 시작해 변질하기 쉽기 때문이다. 밀봉하지 않고 보관할 경우에는 습기나 벌레가 들어가 통째로 쓸 수 없게 된다. 온도가 높은 여름철의 경우에는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냉장고에 보관하게 되는 경우에는 다른 음식 냄새가 밀가루에 쉽게 배일 수 있으니 밀봉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반응형
'🍞 잊을 만하면 다시 보는 빵 메모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빵을 만들기에 필요한 기기와 도구 (0) | 2023.02.04 |
---|---|
빵의 다양한 제법 이야기 (0) | 2023.02.04 |
빵 만들기의 기본 공정 (0) | 2023.02.03 |
빵의 부재료 이야기 (0) | 2023.02.03 |
이스트 이야기 (0) | 2023.02.02 |